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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편지] 시험관을 시작하는 부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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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래와희망 작성일2006-10-19 조회4,1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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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참으로 기억에 남는 분이 내원하셨습니다.
임신이 안되는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던 원인불명불임증으로 3년전에 처음 뵜던 분입니다.
결국 그 때 시험관시술을 권유했고, 결국 한 번의 시도로 임신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가족들과 의료진의 바램과는 달리 임신은 7주를 넘기지 못했고, 결국 하혈과 함께 자연유산이 되고 말았지요.
불임의사라는 직업이 그렇습니다.
찾아오시는 분들이 임신에 성공하면 그렇게 하루가 상쾌하고 즐거울 수가 없고, 이처럼 유산이라도 일어난 날은 그저 한숨만 나옵니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선 가족과 가족의 만남이고, 그 틀이 발전하고, 융성해지는 것은 바로 아기들이 태어나야 시작된다고 믿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서구사회와 비교해서 우리나라 불임부부들이 받는 스트레스란 가히 엄청난 수준일 것입니다.
결혼을 하면, 당연히 생겨야하고, 쉽게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 임신되는 것인데 현실에서 예기치 않게 불임증 진단을 받고 병원에 다니며 약과 주사를 맞는 일은 참으로 고단한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어쨌든 자연유산후에 바로 냉동배아이식을 시행했고, 다행이 두 번째는 10주를 넘겼습니다. 그 부부는 남편의 직장문제로 여기서 멀고도 먼 강원도 동해라는 곳으로 이사를 갔고, 저와의 인연은 그렇게 끝나는 듯 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이사가셨던 김OO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하혈이 있고, 배도 아픈데 근처 산부인과에서는 별 거 아니라며 그냥 돌려보냈다고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걱정이 안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거리가 거리인지라 조금 큰 병원에라도 가보시길 권유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김OO님이 동해에서 광주까지 오셔서 병원을 찾아오셨습니다. 안심이 안된다고 하시면서 오죽했으면 여기까지 왔겠느냐고 하시더군요.
저는 먼 거리를 왔다갔다 하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다고 말씀드리면서도 일면 여기까지 오실 때 마음속에는 어떤 생각들을 하셨을런지 이해가 갔습니다.
초음파를 보니 약간 피가 고인 것외 특별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안정을 하시길 권유하고 그렇게 진료는 끝났습니다 .
그후 1년 반 이상이 흐른 어느 날 여름 끝자락에 김OO님이 건강한 여자아기를 안고 나타났습니다. 참으로 반가운 순간이었습니다.
그 아기는 엄마가 자기를 위해 노력한 그 모든 순간들을 알기나 할까요? 잠 못자고 기다리던 불면의 밤들을 귀여운 얼굴과 사랑으로 채워줄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흐뭇한 미소가 오래동안 남았습니다 .
그 분이 이제 둘째를 위한 시험관을 시작했습니다.
또다시 길고도 힘든 여행을 시작한 님에게 축복과 성공의 기쁨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더불어 저와함께 그 여행을 하고 있는 많은 다른 부부들에게도 같은 행복함과 충만함이 가득하길 빕니다.
쉬운 일도 아니고, 어쩌면 기약도 없이 나선 길입니다.
몸도 지치고, 마음속에서 이는 조바심도 억눌러야하고, 실패에 대한 불안함과도 싸워야하는 힘든 여행이 될 것 입니다.
생전 맞을 일없는 과배라주사제를 하루에 여섯대, 일곱대씩 맞아야 하고, 아내의 엉덩이에주사를 놔줘야 하는 남편도 주사를 놓는 법을 배우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원해서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이 가시밭길을 지나야 아가를 안아볼 수 있다니 거절할 수 도 없는 길이라 생각됩니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생각과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겨나가시길 바랍니다.
별이 더 멀리 보이는 가을밤이 깊어갑니다.
새벽녘 동네 저수지에 나오니 물안개는 하늘로 오르고, 새벽공기는 이제 제법 차갑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처럼, 우리네 수많은 인연들이 우수수 품속으로 쏟아지는 좋은 꿈 한 번 꾸고 싶습니다.
다들 결실의 가을이 되길 기원합니다.
광주 미래와희망 산부인과 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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