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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에세이-어머니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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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래와희망 작성일2007-05-26 조회3,739회

본문


세상에 많은 인연이 있다지만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보다 더 한 사이는 없을 것입니다. 못 먹고, 못 입었던 그 시절이나 그보단 많이 좋아진 지금이나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은 더하지도 덜하지 않게 늘 위대하고 눈물 나는 사랑 그 자체니까요.
어제는 부처님 오신 날이었습니다.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도시 여러 곳과 푸른 산으로 통하는 길 입구마다 연등이 오래된 풍경처럼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전 사실 불교신자가 아니라 연등의 의미에 대해 자세히는 모릅니다.
하지만 어머니들이 내 건 연등엔 하나하나 눈물 나는 기다림과 애태우는 간절함이 들어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식의 건강에 대해서, 시험의 합격을 바라며, 또는 아가를 기다리는 우리 불임부부들의 어머니의 기도야 더 말해서 무엇하겠습니까?
많은 자식들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가면서 가난함과 비교 열악한 상황에 대해 알게 되지요.잘 입고, 좋은 차 타고 멋지게 차려입은 어머니와 스스로의 가난하고 어눌하며 무식하다고 생각하는 어머니를 비교하곤 하지요.
사춘기! 흔들리는 자아와 인식의 숲속에 넘쳐나는 호르몬의 신호를 감당 못하고 한줄 시에 눈물 흘리고, 감성과 이성의 바다를 훌쩍 훌쩍 뛰어 넘어 다니던 그 시절. 학교에 찾아온 어머니는 버스비를 아끼려고 오랜 시간을 걸어 화를 내며 놓고간 도시락을 가져왔습니다.
아이들과 떠들던 소녀는 뒷문으로 들어온 어머니를 보고 되려 화를 냅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애써 웃음 지으며 도시락을 건네지요.
집에 돌아온 중학교 소녀는 이제 아예 말도 건네지 않습니다 .
속된 말로 쪽팔림이 굶어죽는 것보다 괴로운 그 나이, 그 시절에 후줄근한 바지에 땀까지 흘리며 화장하나 안하고 학교를 찾아온 그녀의 무식하고 무지한 어머니.
어머니는 그런 딸을 바라보며 빙긋이 웃습니다 .
‘내가 딴 거 다 참고 살 수 있지만 우리 딸 굶는 것은 못 본단다. 미안하다. 그렇게 찾아가서......’

그리고 1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
그 소녀는 대학을 나와, 직장을 다니고 뜨겁게 사랑을 했고, 그래서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 4년째.
부처님 오신 날, 그 녀의 어머니는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 이리저리 무언가를 챙기고 계십니다. 아하! 절에 가시려는 거네요.
목욕을 정갈히 하고, 용돈을 모은 돈을 새 돈으로 바꾸고 집을 나섭니다.
며칠 째 어머니는 그렇게 살고 계시네요.
절과 집을 오가며 무엇인가를 하고 계십니다.
도대체 어머니는 정말 무엇을 하고 계신것일까요?
어머니가 건 연등은 바람속에서도 불빛이 찬연합니다.
지금이야 연등속 불이 꺼질 일도 드물긴 하지만 그래도 행여나 어머니는 걱정이 많습니다.
딸의 임신.
지금껏 빌고 또 빌었던 것은 바로 딸의 행복, 딸의 바램이 이루어지는 것, 그 하나였던 것입니다.
변함없는 사랑, 내어주고도 늘 부족한 마음.
어머니의 기도가 새벽 봄하늘을 날아 저멀리 여명의 숲속너머로 흩어집니다.
아기를 기다리는 그녀의 마음속에 훈훈한 바람이 붑니다.
스스로는 그토록 엄마가 되려 노력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아직도 그 사랑이 부족함을 이제야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도대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그녀 역시 정말 경험해보고 싶어집니다.
주사를 맞고, 모니터속에 생명의 씨앗들이 커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난 며칠후 배속은 나의 아가, 우리의 아가, 우리 모두의 희망이 정말 잉태되어 가고 있는지 그녀는 알길이 없습니다. 어머니의 기도가 어머니의 눈물로 끝나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녀는 그동안 너무 자신의 일에만 매달렸다는 생각을 문득합니다.
안해야 할 말, 온갖 짜증과 고통과 슬픔에 대한 것을 엄마에게 내비쳤다는 생각을 문득 합니다. 그래도 그 받아주는 사랑이 있어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 역시 해봅니다.

그리고 전화를 듭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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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모두의 영원한 본향은 바로 어머니일 것입니다.
병원을 찾아 그 어머니가 되고픈 많은 분들이 오늘도 저와 마났고, 때론 기쁨의 눈물을 때론 아쉬움과 안타까운 한숨을 짓고 돌아가셨습니다.
오래전부터 항상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다니던 분들이 계십니다.
딸보다 더 깊은 걱정과 , 더 진한 한숨과 더 뜨거운 눈물을 흘리시던 분, 바로 어머니입니다. 오늘 비록 아가를 위해 갈 길이 멀고, 그 끝이 언제인지, 기약없는 여행으로 지치고 버기울수 있겠지만 전화 한 번 해서 괜시리 목소리 듣고 싶었다고, 우린 잘 될거라고 오히려 어머니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해드리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 하루가 우리 삶에선 가장 중요한 시간이니, 나의 고통너머 그 모든 번뇌를 지고 사는 어머니께 사랑한다 말해보시는 것도 아가를 만나러 가는 길에 한번쯤은 필요한 희망의 언약이라 생각해봅니다.
모두들 행복한 5월과 결실의 6월이 되길 바래봅니다.
미래와희망 산부인과 원장 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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