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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Notice

공지사항

[에세이-2007년 이틀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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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래와희망 작성일2007-12-29 조회3,869회

본문

한 해동안 쉼없이 달려왔습니다.
사람을 대하고, 사랑하는 아가를 기다리는 쉽지 않은 하루 하루 였습니다.
따사로운 봄 날도 지나갔고, 장대빗속의 장마철도 흘러갔습니다. 파랗게 높던 가을하늘을 보면서 이제는 소원했던 일들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또 바랬지만 이제 어느 덧 달력속에 남은 것은 고작 이틀뿐입니다.

다른 이들과 스스로를 비교한 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다들 다른 잣대를 가지고 서로의 행복을 비교한 다는 것이 애당초 불가능하지만 아기가 없이 또 한 해를 마감한다는 것은 달리 설명할 길 없는 크고도 깊은 상처가 되기에 혼자서 지고가기엔 버거운 짐이 되어버린 오늘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어린이날, 다른 가족의 크리스마스를 바라보는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족의 즐거운 날이 되어야 하기에 내 년엔 지난한, 진부한 단어지만 그래도 판도라의 상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희망이란 말로 가슴속을 채워봤으면 합니다.

우린 모두 소중합니다.
결코 겪지 않아도 될 경험을 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내 년 한 해엔 바라고 소망하는 아가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지길 바래봅니다.

지금 비록 실패의 아픔속에 상심의 바다를 헤매고 있을 수도 있지만, 겨울내 햇 살 한 번 비치지 않은 골목길 후미진 응달 시멘트 담벼락에도 꽃씨는 생명을 품습니다. 비가 내리고, 시간이 지나고, 햇살이 비치면 기대하지도 않았고, 알아주지도 않은 그 작은 생명은 차가운 바닥에 여린 뿌리를 내리고 작은 미소처럼 그 잎새를 피워냅니다.

그래서 생명은 경이롭습니다.
그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우리 병원을 찾았던 수많은 부부들의 가슴속에 여린 풀잎처럼 그 생명의 새싹이 내 년엔 피어나길 바래봅니다.

삶은 어디서 왔다가 어떻게 가는 것일까요?
오늘 하루 걱정과 초조함속에 보내기엔 삶은 사실 짧습니다.
100번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며, 100번의 생일상을 받을 사람도 그리 흔하질 않습니다.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부부로 살면서 자신보다 더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어머니, 아버지와 날마다 만나고 전화하고 안부를 묻고 사는 사람도 흔하질 않습니다. 결혼식을 올리고, 부케를 던지고 떠났던 신혼여행길의 설레임을 기억하시나요?
혹은 어린 시절, 초등학교 때 그리도 늦잠자고 싶던 시절이건만 소풍을 가기전 날 밤 잠이 안오고 설레던 당신을 기억하시나요?
새벽녘에 누가 깨우지도 않았는 데 일어나 사랑하는 딸을 위해 김밥을 만들던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즐거워 하던 당신을 기억하시나요? 그 새벽엔 참으로 따사로운 행복이 가득했을터인데 우리 기억속에선 이제 그런 설레임이 더 이상 없습니다.

작은 징검다리 하나가 빠져 있습니다
아가만 있으면 해결될 작은 실개천, 냇물을 건너질 못하고 있습니다.
삶이 고되고 힘들어 지칠 법할 때 포기라는 단어가 생각날 때 우리 누구도 생각지 못한 시간에 가장 원하는 것들이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다가오는 작은 기적을 상상해보세요.

유모차를 사고, 배넷저고리를 사고, 흔들침대를 사고, 젖병을 고르는 일이 다른 이들의 일상이었던 것처럼 당신의 삶속에 자연스레 녹아들 그 날은 반드시 옵니다.

오늘도 남편은 출근을 합니다.
돈을 벌어야 삶을 살고, 아가를 만날 수 있다니 참으로 야속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아내는 민감합니다.
병원을 마트의 물건처럼 고를수만 있다면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움직일 수 없은 것은 아가를 만나는 길, 생명을 창조하는 길, 생명을 잉태하고 지키는 길이라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신뢰와 믿음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교황청 집무실에 걸린 글처럼 세상은 속이려는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가끔 아주 아주 가끔은 진정한 호의를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참 행복한 시간들이 되겠지요. 병원과 의사, 의료진도 마찬가지 입니다.
믿고 나누는 마음을 가진 이의 내일은 아름답습니다.

비록 오늘,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때, 소망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희망이라는 단어로 가슴속을 채우고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해야겠지요.

올 한 해 저희병원을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내 년에는 바라고 바라는 일이 꼭 이루어져서 건강하고 예쁜 아가를 만나보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한 분 한 분 제가 기억하는 모든 분들의 내 일에 건강과 사랑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행여 서운한 마음이 있었드래도 인간이 하는 일이라 생각하여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고, 부족한 점이나 바꿔줬으면 하는 것이 있으면 꼭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사랑과 행복을 나누는 연말되시고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광주 미래와희망 산부인과 원장 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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